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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임금체불까지 한 악덕회사를 퇴사하기 2~3달 전에 주치의가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

주치의가 바뀌기 전에 마지막으로 기존 주치의에게 우리 회사가 4대보험이 안된다는 사실을 귀띔했다.

악덕회사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주치의는 4대보험이 안된다는 내 이야기를 듣고 놀라워하며, <거기 악덕회사 아냐?> 라고 물어봤다.

그 주치의는 내가 이정도로 말도안되는 대우를 받았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주치의가 바뀌고 나서도 회사는 내가 병원에 가는것을 거부하였으나, 주치의는 주치의가 바뀌었으니 내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싶다며 예약시간을 변경해가면서까지 나를 오라고 설득하여 결국 병원을 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회사는 내가 병원에 너무 자주 간다며 불만을 드러내었다.

퇴사 후 새로운 주치의에게 내가 회사에서 이런 대우를 받았다는 걸 어느정도 이야기했다.

주치의는 <법적으로 조현병 등록하여 우리 병원 재활기관에서 단순노동 하는 사람들도 최저임금은 받는데, 단순노동직도 아닌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그정도 월급을 받으면서 그런 대우를 받는다는 건 말도 안되는 것 같다> 라고 이야기했다.



주치의에게도 내가 임금체불, 퇴직금체불을 당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주치의는 <그 돈 받을 수 있어요> 라며 나를 격려하였다.



사실상 이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먹고살 방법을 생각해내야 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조현병 환자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하면 이 업계는 야근, 주말근무가 다반사고 밤샘근무까지 하지 않으면 사실상 먹고살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직종에서 일할 순 있었지만, 이 일 말고는 특별히 잘하는 일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안정적인 직장은 바라지도 않았지만, 임금체불 당하는 건 화가 났다.



그래서 난 공무원준비를 하게 되었고, 법적으로 장애등록을 하게 되었다.

장애등록을 한 이유는 크게 2가지인데, 첫째는 멀쩡한 사람도 합격하기 어려운 공무원시험을 조현병 환자가 열심히 노력한다고 합격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둘째는 그 빌어먹을 회사에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서였다. 어쨌든 무단결근한 건 사실이었기 때문에, 내가 조현병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면 조현병의 증상으로 인해 무단결근한 것이 인정되지 않아 임금과 퇴직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었다.

공무원공부를 하면서 법적 대응을 병행하였다.



공무원공부를 하면서 양성증상인 과대망상이 시작되었으나, 과대망상이라는 걸 자각하지도 못했고 공부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해 방치하였다. (나중에 주치의와의 상의 결과 이 증상은 양성증상이 아닌 잔류증상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과대망상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SS501 허영생이 조현병에 걸렸는데도 그걸 숨기고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서 연예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연예계가 발칵 뒤집어지고 허영생은 매장당한다.

조현병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안좋기 때문에 악플도 오지게 받는다.

그로 인해 힘들게 지내지만 그는 재기를 노린다. 결국 재기에 성공하고 노래로 대박을 친다.

라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말도안되는 얘기고 최근의 연예계 상황이나 가수 허영생의 상황상 이게 사실일 가능성은 0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 빠져 있으면 즐거웠고 웃겨 죽을 것 같았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는 걸 믿지 않았기 때문에 약의 용량을 늘리지 않아도 스스로의 의지로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약의 용량을 늘릴 것을 주치의에게 요청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다.



이런 과대망상이 있었는데도 공무원공부는 그럭저럭 해서 공부를 시작한 후 약 8개월만에 **시 지방직 공채 필기시험에 합격하였다.

그런데 또다른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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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잉구 2019.06.29 18: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고생하셨네요ㅠㅠ

  2. 지영ee 2019.06.29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을 읽어보니 참 맘고생이 심하셨겠어요ㅠ
    그 마음 다 헤아릴순 없지만, 힘내시길 바래요:)

  3. Chang9 2019.06.29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성숙해졌으면 좋겠습니다 ㅠ

    • 조아하자 2019.06.30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회사의 경우 제가 조현병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아내서 고의적으로 산업재해, 임금체불을 일으킨 것 같지만, 몰랐다 하더라도 저런 일을 당했을 겁니다. 저 사건은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보다는, 밤샘근무와 주7일 12시간 이상 근무를 해야만 먹고사는 중소기업의 열악한 근로조건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 라는 생각입니다.

  4. 버블프라이스 2019.06.29 1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현병을 사회에서 인식하는 것. 등이 정말 무섭네요...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어 편견 없는 성숙한 문화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 조아하자 2019.06.30 0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사건의 경우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보다는 중소기업의 열악한 근로조건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개선... 우리나라에선 어렵다고 봅니다. 조현병이라는 질병 자체의 특성상 각종 사건사고의 원인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저도 조현병 환자에게는 자기 권리를 포기하고 남에게 양보하고 희생하면서 살아가라고 권합니다.

  5. 연예계 핫이슈논란재조명 2019.06.29 2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또 다른 문제가 뭐가 있었나요?!

  6. 환트s 2019.06.29 2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 많으셨습니다.

  7. 책으로 만드는 세상 2019.06.29 2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슨 문제가 있으셨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8. 후미카와 2019.06.29 2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힘든와중에 좋은 결과 있으셨네요. 문제가 뭐였는지 뒷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

  9. 애리놀다~♡ 2019.06.30 15: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개월만에 필기시험에 합격하셨으면 아주 잘 하신 거네요.
    그런데 그 뒷이야기가 또 있다니 궁금해져요.

  10. 좀좀이 2019.06.30 15: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고생 많이 하시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셔서 다행이세요! 악덕업주는 천벌 받아야 하는데요...

  11. 공수래공수거 2019.06.30 1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이야기를 풀어 내시는 게 대단합니다.
    주위의 관심이 필요하겠습니다.

  12. MingGu footprint 2019.06.30 23: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까지 병행하시다니 대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