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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카테고리에 있는 비밀글은 원래 공개하지 않으려 했지만, 일단 미리보기로 많은 글들 중 1개만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미리보는 비밀글은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문제되지 않을 정도의 글을 골라서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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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카테고리 - 자기관리>

 



당시 조현병으로 첫 격리치료 후 퇴원했을 때, 나는 클래식을 들으면 조현병이 낫는 줄 알았다.

그래서 클래식 음반을 사모으고, 클래식 공연 관람도 몇번 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생각했던 데에는 영어동아리(영어를 가르치는 동아리이자 기독교를 전파하는 목적을 가진 종교동아리)의 수장이었던 ***목사의 영향이 컸다.

그는 평소에 영어를 가르치면서 이런 조언을 많이 했다.

<클래식은 인간의 정신 뿐 아니라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된다. 평소에 클래식을 많이 들어라. 락 음악은 정신병을 유발할 수 있으니 듣지 마라. 메탈리카 등의 시끄러운 음악은 최악이다.>

대단한 영어실력을 가졌던 ***목사는 음악에 대한 조예도 깊을 줄 알았고, 나는 그의 말을 철썩같이 믿었다.

만약 내가 이 말을 믿고 약을 끊었으면 또다시 조현병이 재발하여 내 상태는 더 나빠졌을 게 분명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러한 ***목사의 조언은 말도안되는 얘기다.

음악의 장르가 조현병의 병세에 영향을 준다는 의학적인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특히 이 조언이 화나는 이유는 이러한 ***목사의 조언은 미신일 뿐 아니라, 결과론적으로 허영생의 목소리를 듣지 말라는 말과 동급이기 때문이다.

음악을 어느정도 알고 허영생의 목소리를 꽤 들어봤던 사람이라면 느꼈겠지만, 허영생의 보컬은 발성 등에서 락적인 성향이 짙고

실제 예능 등에서 보여지는 모습을 봐도 락적인 음악을 선호하고 좋아했던 것 같기 때문이다.

2016년 듀엣가요제(+2017년 듀엣가요제 왕중왕전)에서도 허영생은 곧잘 기존 대중가요들을 락적으로 편곡해서 부르곤 했다.



문제는 이런 말도안되는 미신을 믿는 조현병 환자들이 많아서, 본인이 조현병임에도 약을 끊고 엉뚱한 방법에 몰두하면서 임의적으로 조현병 치료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때 영어동아리를 다니면서 각종 종교활동을 해봤던 경험에 의하면, 기독교계 목사들이 조현병과 관련된 잘못된 미신을 퍼뜨리는 것을 정말 많이 봤다. (<약을 안먹어도 신앙만 있으면 낫는다>는 조언이 가장 대표적이다)

나는 이러한 목사들의 행태에 분노하며, 종교를 믿으면서 이런 종교계 사람들의 꾀임에 넘어가지 않는 게 어렵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조현병이 있으면 종교를 믿지 말라고 조언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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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수래공수거 2019.07.16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 봤던 밀양 영화가 생각이 나게 하는 글입니다..ㅎ

  2. 뉴엣 2019.07.16 09: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종교에 대한 관점은 저랑 비슷하시군요. 클래식 들으면 좋다는 제목 보고 바로 동생한테 소개해주려고 했는데 아니었군요 :)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이번 한 주 좋은 한 주 되세요!

  3. 소로롤 2019.07.16 15: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전문가의 비과학적 조언이 정말 위험하네요. 본문에 언급하신 목사님은 어떤 생각으로 그런 이상한 조언을 하셨는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고난을 이겨내셨네요.

  4. MingGu footprint 2019.07.16 18: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못된 조언으로 약을 끊었으면,
    많이 힘들었겠어요.
    그래도 자신의 소신이 있었어서 다행입니다.

  5. 작은흐름 2019.07.16 1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구.. 잘 모르고 위험한 조언을 하면 안될 것 같은데요.. 많이 힘드셨겠어요ㅠㅠ 잘 이겨내셔서 다행입니다

  6. 핑구야 날자 2019.07.16 1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는 효과는 있겠지만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좋을 듯 해요

  7. H_A_N_S 2019.07.16 2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끔 목사들이 너무 주관적이고 이기적인 말들을 하지요. 클래식이 맘에 안정을 주기도 하고 음악별로 특색이 있는 건데.. 근데 차분한 음악이 심리적인 안정에 효과가 조금 있는 것 같기는 해요ㅎㅎ

    • 조아하자 2019.07.16 2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클래식 음악이 심리적인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건 인정하지만, 조현병까지 치료한다는 건 너무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현병은 신체적인 뇌의 질병이기 때문에 음악 같은 정신적인 요소들 보다는 과로와 혹사 같은 신체적인 요소가 병세에 훨씬 더 큰 영향을 주니까요.

  8. 버블프라이스 2019.07.17 0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론적으로는 클래식 음악이 조현병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군요? 음악치료를 한다고 다른 정신 관련 질환의 경우에는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고 들은것 같은데요. 조현병이 있으면 종교 등을 멀리하는
    것 이 도움이 되겟군요. 글 잘 읽고 갑니다

    • 조아하자 2019.07.17 0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른 정신병이면 또 모르지만, 적어도 조현병은 음악치료가 전혀 효과 없다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조현병에는 심리치료나 정신분석 역시 전혀 효과없습니다. 만약 이런 걸로 조현병을 치료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이비의학이거나 그 업계에 종사하면서 돈 더 벌어보려고 수작질 하는 사람일 겁니다.

  9. 라디오키즈 2019.07.17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악이 그런 힘이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더 음악을 소중히 듣겠죠.^^;; 어쩌면 약처럼 조심조심 다뤘을지도 모르겠네요.

    • 조아하자 2019.07.17 2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무엇보다 길거리에 상점에서 판촉하기 위해 음악을 틀어제끼는 행위들이 지금과는 많이 변화할 것 같네요. 음악이 조현병의 병세에 영향을 줬다면 지금처럼 인기있는 차트 TOP50 음악 같은걸 트는 게 아니라 몸에 좋다는 음악을 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