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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보험 안되고 근로계약서가 없었던 악덕회사에서 무리한 초과근무로 인해 조현병이 재발하여 퇴사하고 임금체불까지 당했을 때,

나는 비로소 전공이나 업무전문성을 고집해야 겠다는 생각을 완전히 버리게 되었다.

아무리 전공이나 업무전문성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말도안되는 위법한 대우까지 받아가면서, 주7일 12시간 이상씩 일하고 밤샘근무까지 하면서

최저임금에 가까웠던 월급 135만원을 받으면서, 시간급으로 환산하면 실질적으로는 최저임금의 절반 이하를 받으면서까지

전공이나 업무전문성을 고집하는 것은 부질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런 말도안되는 위법한 대우를 받고 병으로 일할 수 없는 지경이 될 때까지 혹사당하면서

전문성을 굳이 고집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혹사당하면서까지 좋아하는 일이나 장래희망을 고집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임금체불 사건을 겪고 나서 내 전문분야가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어떤 일이라도 최소한 사람 대접을 받으면서, 최저임금이라도 보장받으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네이버 블로거 <세진쨩>이 함께 택배알바를 할 걸 권했고,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택배알바 일은 때로는 쌀 10kg짜리 6개를 한번에 나르는 등 당연히 육체적으로 고됐지만,

그 일은 돈이 입금되어야 할 때 따박따박 돈이 들어왔고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도 쳐 줬으며,

최저임금 정도 되는 월급에서 밥값 15만원을 떼고 싼 음식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회사보다 복지수준도 훨씬 나았다.

남들은 복지수준이 보잘것 없다며 불평했지만, 나같은 조현병 있는 사람에게는 택배알바로 받는 복지수준에도 감사할 일이었다.



그 일을 하고 나서 나는 진지하게 택배알바 일을 평생직장으로 여기고 일할 걸 고려했었다.

정말 해고당해서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못하게 될 때까지 다닐 작정이었다.

택배알바 첫날 알바일을 가르치는 교관도 <이 일 평생 할 거 아니잖아요> 라고 대놓고 말했지만, 나는 속으로는 <평생 할건데요?> 라고 생각하면서 그 생각을 걷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아니라 가족들이 문제였다. 가족들은 내가 택배알바를 하는 것 자체를 반대했다.

그런 상황에서 택배알바를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감히 꺼낼 수가 없었다.

몇일 하고 그만둔, 잠시 스쳐갔던 일이라 잊고 있다가 공무원이 되고 나서 직업능력개발팀의 팀원들에게 사실은 택배알바를 평생직장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다는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그 팀원들은 나라도 반대하겠다며, 내 아들딸이 나같은 상황에 처해도 반대할 거라고 말했다.  끝.



2019. 11. 24. 21:3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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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초 2020.02.22 2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스킨은 또 생소하네요. 반가워요. 잘 읽고 구독하고 갑니다.

  2. 라디오키즈 2020.02.24 23: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득 쿠팡맨으로 산다는 태사자 멤버 김형준 얘기가 떠오르네요.
    본인이 그 일에 맞고 잘할 수 있다면 귀천을 따지면 안 될 것 같은데... 정말 마음에 드신다면 꾸준히 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 조아하자 2020.02.25 18: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야 상관없는데 남의 시선이 좀 그렇죠. 가족들도 반대를 많이 하고... 개인적으로 조현병이면 어쩔 수 없다 생각합니다. 조현병 환자가 몸으로 때우는 일 못하면 최저임금 벌기도 어렵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