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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과대망상은 과대망상이라고 인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서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내 경우도 그렇다. 과대망상이 있었음에도 1년 이상 방치했다가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약의 용량을 늘리게 되었다.

약물의 용량을 늘려서라도 과대망상을 없애거나 줄여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과대망상이 업무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과대망상이 조현병 환자 개인의 정신상태를 행복하게 한다 하더라도 그게 업무능력을 떨어뜨리는 건 문제다.



조현병에 처음 발병했을 때의 과대망상이 나에게 어떤 느낌을 주었는지는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물론 조현병은 사람의 기억력을 상실시키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거의 기억했지만, 시간이 오래 돼서 많이 까먹었다.

(조현병이 사람의 기억력을 상실시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의 사례는 이런 경우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조현병이 사람의 기억력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그게 모든 경우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생겼던 과대망상에 대해서는 똑똑히 기억한다.



대개 과대망상이 시작되면 그 생각에 사로잡혀서 다른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공무원공부에는 물론 집중이 잘 안되며, 일할 때에는 더 큰 문제가 된다.

특히 일할 때에는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채로 일에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머리가 어지럽고 말그대로 정신이 분열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머리가 깨질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결국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게 과대망상이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나에게는 과거부터 이런 과대망상이 조금씩은 존재했던 것 같다.

내가 과대망상이라고 인식하지 못했지만 이유없이 머리가 멍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 적은 분명 전에 일했던 두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가끔씩 존재했었다.

하지만 문제는 공무원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을 때를 전후로 이 과대망상의 정도가 훨씬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이 것의 원인을 따져보면 결국 빌어먹을 그 악덕회사에게 화살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다.



사실 나에게는 과대망상 뿐 아니라 잔류증상으로 환청도 조금씩 존재했다. 이 부분은 사실 공무원공부 하면서 시작된 게 아니라, 조현병에 걸려서 약을 먹는 내내 꾸준히 조금씩 있었다.

전화가 올 상황이 아닌데 전화가 온다거나, 집에서 전화가 오는데 회사에서 들려야 할 벨소리가 울리거나 등등이 대표적인 환청이다.

하지만 이런 환청은 환청이라는 걸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별로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넘어갔었다.

따라서 이런 환청은 꾸준히 있어왔지만, 이 환청으로 인해 약의 용량을 늘리기로 결정하지는 않았다.



약의 용량을 늘리기로 결정한 지금, 환청과 과대망상이 모두 없어질까? 아니면 그래도 남아있을까?

환청과 과대망상이 남아 있더라도, 이 것이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니라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2018년 5월 17일, 8:30 PM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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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멜2 2021.02.24 2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8년작성글이네요
    과대망상인것을 스스로 인지하는게 참 다행인데
    전화벨소리환청이라니 저는 그냥 벨소리울려도 힘든데 작성자님은 정말 힘드실 것 같아요

  2. BlogIcon 핑구야 날자 2021.02.25 1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족과 함께 늘 방안을 모색하고 진료를 받아 보면서 지내면 어떨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