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정상적이지 않았음에도 정상적인 척을 했던 것 같다.
특히 복귀를 앞두고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가끔씩 밤을 샜는데도
잠을 잔 것처럼 부모님께 속이기도 했고, 그동안 운동하고 노력해도 빠지지 않던 살이
복귀를 앞두고 6kg 가량 빠지게 되었다.
**지청에 임용되고 나서 일하면서 운동하는 게 힘들었기 때문에 계속 살이 쪘었다.
그래서 휴직 전에는 72~73kg였던 내가, 이제는 67kg이 되었다.
2021년 3월 13일 저녁, 그동안 게으름으로 계속 미루던 샤워를
밤 10시에 하게 되자, 어머님이 가족에게 피해를 준다며 화를 냈다.
그 일로 다퉜고, 나는 또다시 자해를 했고 미안하다며 나 자신을 비하했다.
어머님과 한참 다투다가 어머님이 내가 계속 자해를 할 게 우려되어
같이 거실에서 자게 되었지만, 나는 어머님과 같이 자는 게 싫었다.
그래서 12시가 다 되어서 방으로 다시 들어가려고 했지만
어머님은 계속 반대하다가, 다른 걸 한다는 핑계로 간신히 내 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어머님은 이 일로 인해 나에게
복직을 할 게 많이 두렵나며, 나를 의심하고 물어보았다.
사실 난 그런 걸 느낀 적이 없었지만, 생각에도 없는 말을 강제로 내뱉어야 했다.
사실 나 자신 스스로 그런 걸 느낀 적이 없었지만, 무의식적으로는 복직이 많이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이 일로 조현병이면 평소에 하는 생각이나 감정이 정상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그 결과 이상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현병이면 가족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조현병이기 때문에 사소한 행동에 있어서도 내 권리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2021. 3. 13. 일 저녁에도 샤워를 한다는 사소한 행동에 있어서
내 권리를 포기하고 참았다면, 지금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2021. 3. 20. 8:3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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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그냥 자유롭게 하도록 내버려 두시지...ㅜ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좋은 의견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조아씨... 어머니 마음 저 알아요. 제가 우리 딸과 겪으면서 늘 싸우는 문제가 바로 조아씨와 어머님과의 대립적 대화입니다. ㅠㅠ
네 역시 그랬네요 제가 권리를 포기하고 양보했어야 되는 거였네요...
비밀댓글입니다
사실 저는 공무원이 되고싶은 생각이 없었고, 지금도 공무원 업무가 저에게는 많이 버겁고 힘든데, 부모님의 기대 때문에 공무원을 계속하는 거거든요. 공무원을 하면 저는 불행하지만 남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니까요.
사실 제 자신의 행복을 추구했다면 저는 조현병 약을 안 먹고 정신못차리고 각종 사건사고를 저지르는 환자가 되었겠죠. 저는 조현병으로 약 안먹고 정신 못차릴때가 가장 행복했으니까요. 약을 먹으면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고 제 자신은 불행해지지만, 가족과 이웃과 사회에 피해를 덜 주기 위해서 약을 먹습니다.
저도 알아요. 공무원을 그만두면 먹고살 길이 정말 막막하다는것. 4대보험 안되고 저에게 주7일 12시간 이상 일시키고 밤샘근무 시키고 임금체불, 퇴직금체불했던 수준의 회사에 다시 들어가야 최저임금이라도 벌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저는 공무원으로 일하는게 힘들지만, 부모님은 제가 공무원을 그만두는 것을 결사반대 하십니다. 저 또한 가족에게 피해를 덜 주고, 남에게 피해를 덜 주기 위해서 오늘 하루도 이렇게 힘들게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버티고 있네요.
저도 어떨때는 제가 정상적이지 않다는걸 느낍니다 ㅡ.ㅡ;ㅣ
아아... 슬프네요 ㅠㅠ
힘내세요
저또한 정신 문제를 떠안고 하루하루 꾸역꾸역 버텨내고 있는 입장에서...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진짜로 하루하루 힘든일들이 생기는거 같아요
씻는것도 귀찮기도 하고 일을 가는게 부담인것도 너무나도 이해가 되네요
그래도 이렇게 글도 자주 써주시니 많은 분들이 위로도 얻고 공감도 얻게 될꺼 같아요
조아하자님은 대단하신분이십니다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