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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에서 내가 말하는 걸 살펴보면 내가 의학적인 지식이 많을 것 같지만, 의외로 난 의학적인 지식이 거의 없다.

나는 의학과 관계된 정규과정 공부나 일을 한 적이 전혀 없는 컴퓨터 개발자 출신이다.

실제로도 내가 먹는 약 인베가 서스티나 이외의 다른 조현병 약에 대해서는 어떤 용량이 최소용량인지도 전혀 모른다. 인베가 서스티나에 대해서도 외국 사이트를 뒤져보며 원문을 꾸역꾸역 읽었기 때문에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약을 복용하는 태도에 대해서만큼은, 오히려 내가 약을 매일매일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실천하고

부모님이 내가 약을 먹는 것에 걱정하면서 약을 끊으라고 권유하신다.

사실 나도 2015년 즈음 전에는 약에 대해서 이 정도로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다. 단지 정신병자로 사는 게 죽기보다 싫었기 때문에 완치의 꿈을 품고 약을 먹었을 뿐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에 공개된 많은 의학서적들도 믿을만한 게 못된다.

의학서적들의 이야기는 대체로 중구난방이며 조현병에 대해서만큼은 모순적인 이야기를 하는 서적들도 상당수다.

*(이들 중 상당수가 정통 의학이 아닌, 의학서적의 탈을 쓴 사이비 의학서적일 것이다.)



내가 약을 먹는 데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건 의학적인 부분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역사적인 부분 때문이다.

흔히 조현병은 현대문명으로 인해 생겼을거라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역사적으로 조현병은 조선시대 이전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조현병에 효과가 있는 약이라는 게 전혀 없었다. 그래서 그 당시 조현병 환자들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극심한 차별과 부당대우를 받았다.

심지어 중세 유럽에서는 조현병 환자를 죽이는 게 합법이었고 권장되었다. 조현병 환자는 마녀가 씌인 사람으로

신성을 모독하는 자로 여겨져 일상적인 폭력의 피해자가 되었을 뿐 아니라 조현병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죽이는 게 권장되었다.

그러니까 결론은 그 시대에는 조현병에 걸리면 무조건 살인당했다. 조현병은 죽어야 할 마땅한 사유였다.



지금은 인권이 성장하고 약이 개발되어 조현병 환자가 이런 말도안되는 취급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조금만 더 일찍 태어났었어도 조현병 환자는 무조건 이 세상에서 목숨을 유지할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2018년 작성.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젬준 2021.11.25 2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심있게 읽는중에 그냥 끝나서 아쉬워요. 더 이어서 써주세요. 그동안 조현병에 무관심 했는데 궁금했거든요. 약을 드셨을때와 안 드셨을때의 차이. 부작용이 있다면 어떤게 있는지. 한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어야 하는지 아니면 중간에 그만 먹어도 되는지 등등… 다음글 기다립니다

    • BlogIcon 조아하자 2021.11.25 2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현병은 흔히 약만 잘 먹으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약을 꾸준히 먹는데도 재발하거나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악덕기업에서 주7일 12시간 이상 일하고 밤샘근무까지 해서 약을 꾸준히 먹는데도 재발했고 그 결과 약의 용량을 늘려서 그 이후로 약의 부작용이 심해져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회사는 퇴사해야 하지만 조현병이면 먹고사는게 많이 어려워지다 보니 그런 악덕기업에서도 어쩔 수 없이 일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의 부작용으로는 뇌의 칼로리소비량 자체가 많이 줄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이 많이 낮아지고 그 결과 살이 많이 찌게 됩니다.(이건 스마트체중계로 꾸준히 측정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의사들은 운동하라고 권장하지만 사실 조현병이면 운동해도 살안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아는 사례 중에는 육체노동을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데도 비만인 경우도 봤네요. 조현병이면 걷기운동 정도로는 살빼기가 어렵고 에어로빅을 개빡세게 하루 1시간씩 매일 하면 6개월에 3-4키로씩 빠집니다. 물론 남들보다 훨씬 살이 안빠지기 때문에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물어보기도 하는데 조현병이라고 사실대로 얘기할 수는 없으니 애로사항이 생깁니다.

      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조현병은 불치병에 가까운 난치병입니다. 완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평생 약을 먹으면서 약의 부작용과 싸우며 살아야만 합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고 조현병에 걸리면 평생 불행해지게 됩니다. 행복을 느끼는 호르몬도 잘 안나오게 되거든요. 저의 경우에는 제가 불행해지는 대신 남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약을 먹습니다. 약을 안먹으면 저는 망상에 시달리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행복한 상태가 되겠지만 그러면 남에게 피해를 주게 됩니다.

    • BlogIcon 젬준 2021.11.25 2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정성들여 주신 답글에 제가 많이 궁금증이 풀렸어요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게 사시기를 살도 안 찌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

  2. BlogIcon 미스터제이님 2021.11.26 1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세히 적어주셨네요!
    잘 보구 갑니다~

  3. 서광진 2021.11.29 17: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cafe.naver.com/ableadmin

    여기에서 1년 단위로 장애를 가진 사람의 행정도우미를 뽑습니다.

    저도 조현병 10년차로 , 행정도우미를 하고 있고

    면접만 잘 보신다면 합격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것 같습니다.

    한번 보시고 , 지금 접수기간이니. 접수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일제/시간제/복지제

    혹 궁금하신점이 있다면 댓글 달아주세요!

    • BlogIcon 조아하자 2021.11.29 2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금 조현병이 법적으로 결격사유인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서 장애등급을 말소했습니다. 따라서 이제 장애등급을 가지고 신청할 수 있는 모든 것, 장애등급으로 받을 수 있는 모든 혜택이 이제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번 제의는 거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음 써주신 것 감사합니다.